이병률 , 몇 번째 봄 [시 추천] 쉴 휴

몇 번째 봄




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
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

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
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

봄에는 전기가 흘러서
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

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
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



- 이병률, 바다는 잘 있습니다